취미5 [에세이]거울의 반대편 창 밖의 네온 사인이 밝게 빛날 때까지 많은 대화를 하고서, 끝내 막차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버스에 올라 집에 돌아오게 되었다. 막차였지만 다행히 자리는 꽤 여유가 있었고, 오른쪽 뒤의 한 구석 창가에 앉아 턱을 괸 채로 순식간에 뒤로 흩어지는 창 밖의 밤풍경을 바라보며 괜히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졌다. 너무 단조로운 걸까──. 새로운 생각 없이 어제 머릿속을 맴돌던 그 생각 그대로 오늘도 여전히 한 걸음의 진전이 없는 채로, 어디까지나 시간의 흐름에 발을 맞춰 혹은 떠밀려 나란히 걷고 있을 뿐인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것 뿐일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시간을 앞서는 방법 같은 건 그렇게 쉽게 떠올릴 수 있는게 아닌데. 물론 생각해보면 관점에 따라서는 다채로운 하루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매번 새로웠던 건 아니.. 2022. 3. 9. 집 떠난 뒤 맑음 여기 있는 사람들도, 나는 이제 곧 지나쳐 가 버린다. 지나쳐 가 버려서, 아마도 두 번 다시 만나지 않을 사람과 사물과 장소를, 싫어하게 되기란 어렵다. ** 집 떠난 뒤 맑음 (하) 254p.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그것도 무려 상하권으로 2권 분량의 소설이 발간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는 거의 감격스러운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별 기대없이 갔던 서점이었다. 최근에는 매번, 그렇게 기대없이, 그러나 혹시 모르는 한 가닥 근거 없는 희말 때문에 종종 들르는 서점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을 마주쳤을 때는 굉장히 기뻤다. 집 떠난 뒤 맑음. 17살 이츠카와 14살 레이나는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여행을 떠난다. 한 통의 편지만 남겨두고서.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위함한 일이지만, 미국이라.. 2021. 7. 28. [핢겜소/모바일게임] 백야극광(ALCHEMY STARS) 안녕하세요 겨울색하늘입니다. 게임 소개 포스팅을 하려니 생각했던 것보다 정성이 많이 들어가네요. 어쨌든 시작한 것이니 계속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할만한 게임 소개, 핢겜소의 세 번째 포스팅, '백야극광' 입니다. 포스팅 시작합니다. 개요 한자 네 개의 제목에서 느낌이 오는 것처럼, 거기서 만든 게임이 맞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거기서 만든 겜의 퀄리티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이젠 이걸 언급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긴 한데요. 이 게임은 전형적인 모바일 수집형 RPG로,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기존에 나온 양산형 게임들과 비슷합니다. 전체이용가 게임이구요, 발매한지 채 한 달이 안됬음에도 내용물은 꽤나 이것저것 많은 것들이 갖춰져 있는데, 무슨 템플릿이라도 있는 것 처럼 다른 게임에서 보던 .. 2021. 7. 9. [단편] Untitled #3. 이윽고 밤이 찾아왔다. 지구 반대편에 있던 내 머릿속에 빛이 다시 돌아와, 밖이 어두워진 만큼 내면이 환해지는 시간. 어디선가 밤이라는 시간은 내면의 일출과 함께 찾아온다고 하였던가. 매일 이 시간이면 그 말을 실감하고 있다. 사무실을 대충 정리하고 나와 펍으로 향했다. 로비의 커다란 자동 슬라이드 문이 미끄러지는 소리가. 그리고 펍의 작은 나무 문의 삐걱대는 소리가 여느 때와 같았다. “좀 늦었네.”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혜가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이미 깨끗하게 비워진 소주 두 병이 테이블 끝에 나란히 서 있었고, 세 병째로 보이는 병이 반 쯤 비워져 있었다. 도착한지 꽤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오랜만이야. 안 그래도 요즘 통 보이지 않아서 멀리 출장이라도 갔을 거.. 2020. 3. 29. [트리오브세이비어] 복귀 근황 2020.02.25 안녕하세요. 트리오브세이비어, 일명 똥나무에 최근 복귀해서 심심치 않게 즐기고 있습니다. 오픈 당시에는 꽤 기대를 많이 했었던 게임인데, 버그가 너무 많아서 금방 질려버렸던 기억이 나는데요.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화 되어 치명적인 버그들은 거의 사라진 듯 보입니다. (끼임 문제는 아직도 가끔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4주년 이벤트를 했는데, 그때 마침 복귀를 해서 이래저래 혜택을 업고 금방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래저래 재밌는 추억이 많은 게임입니다. 오픈 당시에 친구들과 단체로 시작했었다가 레벨업 동선에 닥사 구간이 너무 많아서 지루했고, 말도 안되는 버그들 때문에 마을에 들어가는 것조차 무서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뭐, 예를 들면 눈덩이에 강화 모루가 달라붙어 굴러다니던 상황이라던가, 맵.. 2020. 2. 25. 이전 1 다음